나라고 하여 왜 쓰러지고 싶은 날들이 없었겠는가.
맨몸뚱이 하나로 가장 밑바닥에서 부대끼면서 때로는 포기하고 싶었고,
쓰러지고 싶었고, 나 자신을 버리고 싶을 때도 있었다.
하지만 그때마다 나를 버틸 수 있게 했던 힘, 그것은 바로 스스로에 대한 사랑과 긍지였다.
그리고 아주 오래 전부터 꾸어 왔던 꿈이었다.
꿈은 나를 어둡고 험한 세상에서 빛으로 이끈 가장 큰 힘이었다.

                                                                           - 김희중의《가슴이 따뜻한 사람과 만나고 싶다》중에서

 

9월 28일: 대학생으로써의 마지막 학기의 강의수정기간 데드라인
-라고 했지만, 27/28일 12시간 shift로 병원 응급실 Emergency Health Care Team과 함께 일함.
9월 30일: 미국 비자- Change of Status 데드라인 -
10월 1일: 졸업신청 마감일/졸업논문 정정 마감일 -
10월 1일: 독어 자격증 시험 - 완 (97% PASS)
10월 2일: 독어 자격증 시험 Part II - 완 (오늘 내 결과 발표)
10월 4일: 일본어 시험
10월 5일: AED/CPR/First Aid 자격증 시험
10월 6일: 대학원시험

-------------------------------------------------------------------------------------
 대학생으로써의 마지막 학기가 시작한 한달은 지치는 날들의 연장선이였습니다. 그래도 월말에는 학기에도
 조금은 익숙해졌으니 편해지겠지-했었지만, 강의정정기간의 데드라인까지 졸업을 위한 수업과 어드바이저와의
 조정때문에 교수님들을 찾아다니며 부탁드려야 했거든요. 그 부탁이라는 자체를 싫어하는 제가 말입니다.
 결과적으로 정말 마지막.이라 할수 있을만한, 개별연구/논문을 쓰고 졸업을 하게 되었지만 말이에요.

 9월의 마지막 주는, 마지막 주-로써 참 많이 바빴고, 10월의 첫번째 주 역시 쉬워보일 것 같지는 않네요.

 27일에는 학교 응급실의 emergency health care 1 team과 하룻밤을 보내며 응급실에서 응급환자들을 받으며 보냈습니다.
 12시간 shift가 끝나고 집에 돌아오자마자 침대에 쓰러져 4시간을 자버렸지만 말이에요,
 누군가를 살린다-정도의 거창한 것은 못되겠지만 적어도 응급상황에 누군가를 도와줄 수 있는 능력-을 갖은 내가 되었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으로 배우게 이 일은 유효기간인 2년이 끝나서 다시 하고 있습니다.
 
 신기하게도 2년사이에 굉장히 많이 바뀌었다는 점이에요. 2년전 심장마비의 환자를 대하는 방법이라던지,
 증세는 똑같은데 처치방법이 다르다니, 2년이라는 시간동안 어느 누군가는 어떻게 하면 환자를 더 편안히 and/or
 살리기 위하여 고민을 했을까라고 생각을 하니 아무리 작은 변화라고 해도, 더 나아지기 위해 끝없이 노력을 해야 하는 것 같습니다.
 저 역시, 이미 알고 있다고 자만할 것이아니라 끝없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때문에 다음주, shift를 시작하기 전에 오랫만에 마네킹씨에게 기본부터 다시 실습을 하기로 했습니다.
 
 지난 밤, 가장 힘들었던 일은. 급격히 변화하는 날씨에 익숙해지지 못해 열과 기침을 동반한 육체보다는,
 22살의 저와 마찬가지로 졸업을 앞둔 4학년인 어느 여학생이 stroke를 일으켜 응급실에 실려왔을 때의 정신적
 충격이였던 것 같습니다.
 22살의 stroke는 너무 잔인한 것이 아닌가 - 라면서 medical history를 이미 의식이 없는 그녀와 함께 온 룸메이트에게서 받고,
 몇 시간 후 밝혀진 그녀의 병명의 이유는 흡연과 매일먹는 피임약때문이라는 결론을 교수님들은 내리셨더군요.
 물론 담배를 피우고, 피임약을 먹는 학생이 한두명이 아닌 것도 알고 있고, 그 두가지를 다 하는 사람들 역시 수만명이 넘는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만.
 과연 지구상에 있는 이 두가지를 모두 하고 있는 사람들 중, 이로 인해 blood-clot이 생겨 심장마비가 올수도,
 뇌사에 이를수도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 것인가에 대한 씁쓸함이 생겼습니다.
 
 K도 아시다시피 표현하지 않고 말하지는 않아도 굉장히 cynical하고 sarcastic한 저는 어쩌면, 백해무익하다는 담배를 피우고,
 피임약까지 복용하는 그녀에 대해 자신이 초래한 결과라며 무심하게 지나칠 수도 있겠지만 꼭 그녀 탓만을
 할수도 없을 것 같네요.
 살기는 하겠지만 예전과 같을 수는 없을 것 같더군요, 다시 걷기 위해서는 수술도 받아야 할것이며 적지 않은
 재활치료의 시간도 걸릴테구요. 이번학기, 다음학기만 다닌다면 대학이라는 문턱을 넘어 원하는 삶을 위하여
 살기시작할 그녀의 시작이 결코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것... 어쩌면 같은 수업을 들었을지 모르고, 캠퍼스를 걸어다니다
 스쳐 지나갔을 지도 모를 그녀가 부디 무사히 완쾌 되기만을 바랄뿐입니다.


 
 10월의 첫째주는 시험의 연장입니다.
 독어 자격증, 일본어 시험, EHS관련 자격증과 대학원 시험까지 -
 솔직히 이렇게 날짜가 붙어있을 줄은 몰랐던 터라 불안도 하고 답답하기도 했으며 괜한 초조함에 알게모르게
 험악한 인상을 지으며 지냈던 일주일 같습니다.
 헌데 이제 코앞으로 닥쳐온지라 이제는 뭐 "최선을 다하면 되지"라는 초연함이랄까요.
 (확실히 실전에 강한 타입인가봅니다) 실은 김희중님의 글에 천만배쯤 공감하며 저 문구를 소리내어 읽었더니,
 저절로 힘이 다 생기는 기분입니다.

 조금은 쉬이 살고 싶고, 조금은 포기하고 싶으며 쓰러지고 싶을 때가 지금인것은 매우 사실이지만,
 확실히 지금 절 버티게 하는 것이라면 나에 대한 긍지와 나를 믿어주는 사람들에 대한 믿음과 사랑이며
 또 아주 오래전부터 꾸어왔던 꿈이겠지요.

 분명 당신도 그리 살고 계실거라 생각합니다. 분명.
 부디 언젠가 오늘의 이야기를 하며 웃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아무것도 아니였던 것을 그땐 그렇게 힘들어 하며 죽네사네 호들갑을 떨었더랬지-하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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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라미 2007.09.30 09:09 신고  링크  수정/삭제  답글

    허어억.. 시험의 연속;;
    토닥토닥;; 너무너무 바쁜 언니를 위해 (감히) 노래 한 곡 뽑고 갈께요-

    살아남자~♬ 모든 시험을 완벽하게 끝내버리자~♬ "언닌" 해낼수 있어요~♬

    화이팅-* ^-^)//

    • Favicon of http://its3am.net BlogIcon 이영 2007.10.09 07:31 신고  링크  수정/삭제

      시간이 빠르다는 말은 아마 죽는 그 순간까지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갑자기 했어요.
      음 - 그러니까, 이 엄한 일주일이 어떻게 될까 했것만,
      벌써 다 지나고, 새로운 한주가 시작되어 버렸다는.

      웃음.
      그러게, 엄살이 심했지만, 그렇게 잘 맞췄네요.
      라미의 예쁜 노래 덕분인가봐요! 고마워요!!
      화이팅-!

  2. Favicon of http://www.daegul.com BlogIcon 데굴대굴 2007.09.30 22:38 신고  링크  수정/삭제  답글

    스케줄을 보면.. 역시 이.영.님. 다.워.입니다. 아주 멋진 시간표 입니다. -_-b

    근데, 흡연과 피임약은 동시 사용하면 안되는건가요? 흠.... 어렵고도 심오한 화학의 세계. 이상한 반응으로 22세에 그런 어려움을 겪어여 한다니 안타깝군요.

    그나저나 10월 7일이 되면 다 끝났다고 홀가분하다고 모두 통과했다고 포스팅 하실꺼죠? (예약 포스팅 작성하실지도.. 왜냐. 이영님이시니까..)

    • Favicon of http://its3am.net BlogIcon 이영 2007.10.09 07:33 신고  링크  수정/삭제

      쿡. 데굴대굴님은 제가 바쁘시는걸 즐기시는 분;이니까요 (웃음)
      뭐 둘다 몸에 좋지 않은 것들인데, 동시에 좋지 않은걸 같이 해주면 -
      악순환이겠지요.
      그러게요. 22살은 너무도 어리네요.

      쿡. 예약포스팅같은건 하지 않습니다.
      뭔가 tempting fate라는 말이 있잖아요.
      뭐- 데굴대굴님의 말씀대로 잘(?) 끝났는지도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3. Favicon of http://unjena.com/ BlogIcon Hee 2007.10.01 23:16 신고  링크  수정/삭제  답글

    헐..정말 이영님답습니다...; ㅌㄷㅌㄷ;;;ㅁ;;
    아참!!
    받았어요 받았어!!!!
    테 모군도 완전 귀엽고 청 모양도 완전 세련된!! 둘이 커플 맺어두었어요 ㅎㅎ
    한국에 돌아오시면 저도 선물 준비해야겠어요 '-';

    • Favicon of http://its3am.net BlogIcon 이영 2007.10.09 07:40 신고  링크  수정/삭제

      아! 다행이에요. 뭐랄까 <- 걱정?을 했었...거든요.
      설마하면서도 잘 갖다니, 다행이다.라는 느낌 (웃음)
      테.모 군. 왠지 둘이 같이 보내면 뭐랄까, 장난감(?)으로
      보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어요.
      <-내심 세관-_-측을 생각한.. 응응. 음.
      커플.(웃음) 어울...

      에에 - 괜찮아요 ^^ 너무 늦어져서 진심으로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4. 베츠니 2007.10.02 01:31 신고  링크  수정/삭제  답글

    정말 빡빡한 일정이시네요, 눈이 휘둥그레지는군요~!
    일본어시험은 JPT를 보시는 건가요?
    이번달 회차, 10월 21일에 보니까 JPT는 아닌가요;;
    일본어를 전공하고 있는지라, 일본어 시험이 눈에 띄어 물어봤습니다.<-;;

    • Favicon of http://its3am.net BlogIcon 이영 2007.10.09 07:50 신고  링크  수정/삭제

      ... 뭔가 - 더 심할때도 있어서 (헌데 힘들긴 했네요)
      일본어는, 대학에서 보는 시험을 말하는 것이였답니다.
      독어는 자격증(?/급;이라고 해야하나) 였지만 말이에요.
      미국에서 JPT라. 흐음 -

      끄덕끄덕.

  5. Favicon of http://keiruss.tistory.com BlogIcon 케이루스 2007.10.02 03:19 신고  링크  수정/삭제  답글

    아아아.. 저(?)도 그리 살고 계실거라 생각하시는 겁니까.... [웃음]
    이런.. 이제부터라도 더 열심히 노력해야 겠네요 ㅎㅎㅎ

    • Favicon of http://its3am.net BlogIcon 이영 2007.10.09 07:52 신고  링크  수정/삭제

      ... K님. (웃음) 풉. 실명을 생각해보셔도 (웃음)
      뭐, 딱히 정해진 사람인것도 아니고, A-B-C라고 해버리면
      스포츠/연예신문의 3류 기사같을 것 같아서. (피식)

      노력하세요! (였던가요? 공부하세요!였던가<- 뭐 어디서 줏어들은 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