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너라면 할 수 있을거야 -
라는 말을 종종 듣곤 했었다. 너라서, 너라면, 너니깐,
온전히 유일하게 나라서, 나라면, 나니깐 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일들이 눈 앞에서 산산히 그렇게 부서져 나가고 있음을,
한번도 의심해보지 않았던 자신의 무언가가 모래처럼 - 감히 잡을수도 없지않냐는 듯 비웃으며 빠져나가는 듯한 지독한
악몽과 같은 일상.

그래, 잡히지도 않겠다면 애초에 잡을 노력조차 하지 않겠어-
라고 하던 득의양양했던 표정은 사실 내 마지막 자존심이였다.




#2.
끝이 보이지 않는 길과 끝이 보이는 길이 앞에 놓여있다면 당신은 어느쪽을 선택할까나.
난 언제든 전자를 선택하겠어. 보이지 않는다면 그 마지막은 내가 만들어 보일테니까.
나의 선택은 언제나 less taken road가 될거야, 그 쪽이 단 한번 살아가는 인생에 있어 흥미로울거라고 믿고있으니...

사실 늘 운이 좋은 편에 속했으니까 하지만 고스란히 받아들이기 보다는,
자주 선택받지 못한 전자의 길을 선택한 이들에게 주어지는 작은 선물쯤이라고 생각해왔었다는 것이 문제일지도.
꼿꼿이 등을 펴고 하늘을 보며 버럭버럭 소리지를 수 있었다.
적어도, 당신을 흥미롭게 해주는 이들에 대한 자그만 배려는 당연한거 아니냐면서.

당돌하기만 했던 인간이 조금은 미워지셨는지도 모르겠지.
맨날 지잘났다고 돌아다니면서도 사실 속으로는 당신에게 선택받은자라고 자부하지 않았냐며.

그래서 말인데, 이 길이 당신은 쉬워보이십니까?
-라고 소리고 싶어 졌지. 아니면 나보다 더 당신을 즐겁게 해주는 인간이 나타나서 나는 시선밖인거냐고.
혹은 이 시련 당신의 흥미본위에 지나지 않는걸까...
-답은 아마 후자일테지.
득의양양한 표정들이 얄미웠을 것이란 것 쯤은 알고 있으니까.




#3.
보이지 않은 길은 익숙한데, 도무지 아무것도 잡히지도 않은 요즘이 조금씩 어깨를 짓누르고 있는지도.
늘 내가 외롭기를 바라는 당신에게 나의 행복에 대한 질투일지도 모르겠다며 생각해보아도
보이지도 않는 길을 아무것도 잡지도 못하게 한다면 대체 얼마나 넘어지기를 바라는건지.

하지만, 잡아보이겠어.라고,

벌써 2년전이 되어버린 그 날 -
날 뒤에서 위태로운 눈으로 바라보면서도 "너라면 할수 있을거야" 라고 말해줬던 그 아이의 말처럼.

그림자인지, 실체인지 구분이 가지 않는 사다리고 길이라면,
몇번이라도 뛰어올라서 잡아낼테니까-
그리고 꼭 그날과 같이 가장 높은 곳에 올라서서 꼿꼿히 바라보며 말해주겠어.


당신이 주는 운 따위는 내게 필요없었다고.




#4.

나와 같은 뜻을 하고 있는 듯한 나의 이상(
理想)들과 함께 날아올라주겠어.
난 역시 나 다운게 가장 어울리니까.




end of despai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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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Rynn.A 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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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몽골인 2009/05/22 17:2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언제나 머리아픈 글들을 오리시는 누님..
    근데 앞이 안보이는 길은 무서워요 .
    Uncertainty라는건 우리들에게 공포라는 것으로 다가오는듯..

    • BlogIcon Rynn.A 이영 2009/06/27 00:23  댓글주소  수정/삭제

      이게 머리 아픈거에요?
      당신 = 은 신이여요. FYI.
      어느 종교에 구애받지 않은 higher being이라는 정도?
      와의 싸움이자 대화.

      uncertainty가 공포는 아닌것 같아요 -
      그것보다는 막연한 기다림.이라는 것 정도?

      그리고 솔직히 uncertain가 있어야지 꿈꿀수 있을테니까

  2. BlogIcon 데굴대굴 2009/05/22 18:1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너라면 할 수 있을꺼야 가 아니라. 당신이니까 할 수 있는겁니다.
    아직도 모르셨습니까? -_-a

  3. BlogIcon LUV 2009/05/24 21:4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쩌면 갈등과 고민과 힘겨움과 수많은 상념 속에서 나오는 글인지도 모르지만
    그 글을 통해서 잊고 있던 지난 시간의 나를 만나게 됩니다.
    나도 예전에 그런 고민을 했지..라는 회상이 아니라 왜 지금은 그런 고민을 하지
    않느냐 하는 .. 반성이랄까요.
    점점 무디어져 가고, 타협하고, 적응하는 나를 되돌아보게 하는 글.. 늘 고맙게 보고있어요.
    글의 본래 의도와는 너무 다르게 받아들이고 있죠? 하하하.

  4. BlogIcon 말리꽃향기음 2010/08/30 01:4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린아의 자기성찰을의 글을 통해서 나 또한..내가 지금의 3번째로 바꾼 전공의 선택에 대한 이유, 얼마나 까마득하게 생각했나를 다시금 느껴보게 되었네. 고마워^^. 덕분에 나 또한 굳세어져갈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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