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
  나를 힘껏 보듬어야 한다. 내가 나를 버리면 세상도 나를 버리지 않겠느냐-  어디 단 한가지 마음에 드는 것이라고는 보이지 않을 지언정, 
  수 많고 많은 사람들 중 적어도 나를 알고지내던 사람들에게 고작, 하찮은 발자국 얼마의 기억으로 남겨질 죄는 짓는 것이 아니라고.
  
  우울증-이라고 병명을 늘어 놓을 수도 있겠고, 누군들 힘들지 않고 우울하지 않는 삶이겠냐만 인간으로써 커가는 것이란 것- 나이를 들어간다는 것.
  살아온 시간이 길어질 수록 기억의 그림자가 길어진다는 것, 마음이 더 커진 다는 것. 동시에 떨어져야 하는 나락마저 더욱더 더 깊어졌다는 것일지도.
  도망쳐 간 그 곳에 안식이, 평안이 있을 거라고는 절대로 생각하지 않는다. 23년 내- 그 반대라고 해왔지 않냐.
  하지만, 꿈은 꿀 수 있는 거 아니겠어요.

#01.
  생각해보니 Living Will"을 다시 써야 하는 시기가 온것 아닌가 싶었다. 자살충동인가 - 싶기도 하지만 실은 2년마다 갱신해야 하는
  여러 EMS(emergency medical service)자격증들의 데드라인이 곧이라는 것을 정리를 하다가 깨달았다.
  pre-med수업 중 ethics강의에서는 교수님이 현직 변호사였고 (생각해보면 당연한것이겠지만) 적어도 가장 힘든 결정은 본인이 내려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의사가 될 녀석들이라면 적어도 생전유서는 써놓아야 한다고- 후에 교수님의 로펌에 가서 공증까지 해놨었던 것이 기억난다.
  우울의 나락에서 2년전을 회상했더니 DNR에 관한 결정을 내렸을때 단 3초도 고민을 하지 않았던 것을 기억해냈다. 평생 이름조차 모르고 지낸 사람은
  끝까지 살려내야 한다면서 자신의 유서에는 소생하지 말것-이라고 표시할때까지 3초도 걸리지 않다니. 
  나는 이 삶에 이토록이나... 하다가 생각한 것이. 힘들고 때려치고 싶다는 생각은 천만번 했어도, 죽고 싶다는 생각 역시 몇번은 했었겠지만
  - 철들고나서는 아닐지언정 - 자살같은건 단 한번도 생각한 적이 없다는 것을. 
  
  아이러니.

  스스로가 사라졌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은 하루에 수십번도 더 하지만, .... 그래. 적어도, 고작 이만큼의 기억으로 남겨지는 것은 나를 알고 있는
  모든사람들에게 죄를 짓는 것이라는 기분이 들었다. 생각해보면, 결국 우리 모두 - 자신의 삶에 치이고 치이면서 다른 이들을 얼마나 생각한다고.
  나 조차도. 그러면서도 그런 핑계라니- 모순덩어리.이기도 싶지만 적어도 누군가에게 그 어떤 피해도 상처도 나쁜 기억도 남기고 싶지는 않다고 생각했다.
  .... 지인들의 말씀처럼, 너무 생각이 많아서 죽지도 못하겠구나. 나라는 인간은. - 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럴것도 그런것이. 만약 내일 죽는다고 생각하면 뭐부터 할까? 라는 생각을 잠시 했었던 것 같다. 며칠전에.
  그런데 누구도 듣지도 않을 머리속 생각이, 방청소부터 해야 겠다-라는 것이였다. 당장 내일 죽을텐데 방청소라니... 싶기도 하지만,
  죽어서까지 남들에게 피해는 끼치고 싶지 않다는 기분이랄까. 내가 죽어서 가뜩이나 그럴것인데, 뒷처리를 해줘야 하는 사람들께 지저분한 집까지 
  맡겨야 한다니 미안하달까. 
  방청소를 하고 난 후에는, 유서를 다시 써야겠다-싶었다. 내 물건을 누가 갖고 싶을까 싶기도 하겠지만, 정말 아껴 잘 사용하는 노트북 3대라던지,
  서울 집 윗층에 있는 내 골프채, 내 악기들, 내...내...내... -것들은 누가 써줬면, 혹은 이렇게 버려줬으면... 싶은게 또 한더미일테니.
  그리고 난 후, 노트북과 하드들을 모두 포맷시켜서 괜시리 남게 될 내 흔적들을 지워야지.. 싶었다.
  혹시나 이런 작은 하나때문에 우울해지면 안되겠지-하며.


#02.
  ... 우습지도 않은게, 이제 내일 지구의 종말이와도...한그루의 사과나무-의 말 뜻을 알겠더라. 내일 당장 죽는다고 해서 내 하루가 달라질 것은 아니더라.
  -랄까. 아니, 그 전날보다 더 정리 할것이, 청소해야 할 것이 많아졌을 뿐.
  참, 죽는 것도 쉽지 않은 것이군... 이란.

  정말, 인간의 삶은 B,C,D로 설명된다더니(태어나서-Birth에서 죽을때까지-Death 끝없는 선택-Choice)... 죽기 직전까지 내가 남길 것에 대한 "선택"을
  해야하는 모습이라니, 누군지 몰라도 동생들에게 자주 해 주는, 자주 써 먹는 이 "인생은..." 시리즈로 시작되는 나의 잔소리 레파토리가 만들어지게끔
  한 사람은 누군지 몰라도 마음같아서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원리만큼이나 "진리"인듯 싶다.


#03.
  어느 상황에서, 어느 공간에서, 어느 때에 따라서 그 누구보다 쉬이, 빨리, 적응(adapt)하기 때문에 변화(transform)하는 인간이라고 자신을 믿어왔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은 그렇게 변하지 않을 거라고 믿어왔는데 그것도 아니더라.
 
  14년차 유학생활중에, 남들 한번쯤 다-취해본다는 대학시절 내내, 단 한번도 취해본적이 없는 인간인데, 담배, 술 뿐만아니라, 그것을 하는 사람들조차
  그 근처에도 안 갔던 인간이것만 (건강을 생각해서라기보다는, 담배 연기떄문에 머리가 아픈게 싫고, 기침이 나오는게 싫었고, 그 냄세가 나한테 베기는
  것이 끔찍히 싫었고, 남한테 취해서 헤롱거리고 지 자신조차 관리 못하는 모습자체가 너무 꼴불견이라고 생각했었기에..) 
 
  바-에 가자던 지인의 오퍼에 아무렇지 않게 "응"이라고 했고, 사실 평소같았으면 연기와 냄세에 얼굴을 한번쯤 찡그렸을 텐데 -
  윗층 바/레스토랑(?)에서의 4시간 그리고 바에서의 3시간동안 단한번도 얼굴을 찡그리지 않았다는 걸 기억해냈다. 사실, 얼굴이 찡그려졌던 것은,
  홀의 맞은편에 걸려져 있던 안티크로 보이는 거울에 비친 내 모습정도 였을까나...

  오렌지쥬스와 콜라의 사이에서 헤매던 내가 진이 잔뜩 들어간 칵테일을 마셨고, 떠들었고, 새벽 4시쯤 집으로 걸어왔다.
  차가운 바람이 기분이 좋았고, 40분쯤 걸어서 집에 돌아오는 그 시간이 짧은 영원.같이 느껴졌다면 술이 취했었다는 것일까?
  -돌아와서 뜨거운 물에 샤워를 하고 당치도 않는 논문 한편을 다 읽고 잤으니 취했나...싶기도 하지만, 취해보지 않은 인간이 취한것이 어떤 줄이나
  알까 싶기도 했으니... 취했던 것일수도 있고, 취하지 않았을 수도 있겠고... 뭐. 어찌됬든 상관은 없지만.

  변하지 않을거라고 생각했지만.
  새해가 시작한지 고작 며칠이 지났을 뿐인데, 2010년이라는 것도 믿기지 않지만 고작 며칠.밖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 조차 믿을 수가 없다.
  1월1일이였던 것이 한 3년전 이야기 같아.... 우습게도 싸인을 하고 나서 날짜를 적는 곳에는 2009.라고 써버린 탓에 다시 했어야 했던 것이
  벌써 세번째면서.

  현실감이 사라진건가. 아니면 술이 아니라 작년 겨울서부터 삶에 취해있는것이 아닌가 싶고. -그러니 알콜에 취하지 않는 것일까?-
  예전엔 속이 쓰렸는데, 속이 아픈것이야 익숙해져서 그런지 머리가 아픈게 더 심한건가? 라고 생각했다, 
  혼자 작게 웃을 수 밖에 없었던게, 속이 아픈것도 오래됬지만, 머리가 아픈것 역시 하루이틀도 아닐텐데. 왜 이건 익숙해지지 않았지-
  토요일, 일요일, 월요일까지 걸쳐진 두통에 먹어댄 약이 몇알인가 싶었다. -그래서 이렇게 졸린것일까-




#04.
  새벽의 도쿄의 거리를 혼자 걸으면서, 대학시절 내 읆조렸던 나의 주문인지 자기암시인지 자기세뇌인지 (모두 다-가 옳겠지만) 모를.
  글귀를 다시 읆조리기 시작했다.

  완벽하기 위해서 슬픔을 외로움을 견디고 아름답기 위해서 아픔과 고통을 견뎌내야 하는 것 아니겠냐고.
  이 길이 끝나는 곳에는 그토록 원하는 세상이 있을 것이라고.
  꿈.이라는 기대.라는 생각해보면 세상에서 가장 확률낮은 베팅을 하고 있을 지언정, 나는 나를 믿었으니까.
  ... 지금 흔들리고 있을 지언정, fake it until you make it이라고, 이번에는 fake it until you get it일려나,
  넘을 수 없는 자에게는 그 어떤 산도 고작 풍경에 지나지 않겠지, 넘어야 하기 때문에 내게는 시련일테고...
  
  사실 무엇이 문제인것인지 조차 확실하지 않은 오늘을 보내고 있을 지언정, 고작 고유한 풍경으로 동경하기에는 이미 너무 깊숙히
  들어와 버려있는지도. 그래서 시련인거다. 올라가는 것은 벅차고, 내려가자니 스스로가 허락이 되지 않는.

  아아-
  처음부터 다시.
   .... 나를 사랑하는 것 부터 다시 해야하는 날이 와 버렸다. 정말이지, 마음같아서는 말이야. 동경해야 할 산도 풍경도 안되게 
  어디 SRM같은 것으로 그냥 산 자체를 무너뜨려버릴까 싶기도 하다니깐. (공부한것을 practical하게 써먹는 것으로는 최고이겠지만...한숨)
  
  아아-
 

    최고의 날들은 아직 살지 않는 날들이다.
    내가 써낼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 가장 훌륭한 시는 아직 씌어지지 않았기에 힘내자.

    나를 사랑하자. 나를 힘껏 보듬자. 나니까, 나라서, 나이기에 해낼 수 있다며. 
    생각해보니까 24살, 인생의 반.의 전에 12년전에, 12살, 스카이라잇 아래서 매일 밤 울었던 그 때를 시작해보면 지금이 나은지도 모르니까.
    .... 힘내자. 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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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innersanctuary.tistory.com BlogIcon 몽골인 2010.01.18 23:29 신고  링크  수정/삭제  답글

    EMS에서 웬지 부러웠고
    Living Will 에서 ; baffled.
    그리고 대학 생활중 한번도 취하신 적이 없다는 것에서. 음.. 신기했달까요 ㅇㅅㅇ;
    누나의 글을 읽으면 그 삶의 무게가 느껴진달까.. 후우 ㅠ

    힘내세요

    정말 , 이루고 싶은 것을 꼭 이루시기를

    가끔씩은 그저 아무 생각도 하지 말고 쉬시는게 :)

    • Favicon of http://its3am.net BlogIcon RynnA 2010.02.06 17:13 신고  링크  수정/삭제

      it is actually really good to have/prepare the living will when u r well n healthy.
      although I have to admit, writing up those-can be quite... sad in a way. but well.
      i wanted to make my decisions til the very end.
      so.

      응 없어요.
      딱히 왜 취해야 하는지 모르겠었어-랄까.
      사실 취해서, 고작 취했으니까 용서가 된다는듯이 말을 내뱉는 사람들이 너무나도 싫어서-라는것이 될테지만.

      쿡쿡.

      너무 늦은 덧글이지만.
      고마워요.

      나.. 색연필.. 줄테야? (퍽퍽퍽)

      (헛소리 작렬중.)

  2. 2010.01.19 13:53  링크  수정/삭제  답글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its3am.net BlogIcon RynnA 2010.02.06 17:16 신고  링크  수정/삭제

      for JY.

      괜찮아-랄까. 나도 그런데 - 결국 새벽3시는 나의 이기적인 일기장이지.
      결국은 내뱉어내야 겠다고 쓰면서 동시에 누군가의 위로와 공감을 얻어내고 싶은.
      보잘것 없이 약하면서도 대체 끝을 모르는 이기. 인간.혹은 나라는.


      정말, 그 날이 오는 날 말이야-
      그 웃음 소리를 내게도 들려줘.

      라고 하고 싶어.



      멀리지만 -
      언니가 사랑하고 늘 생각하고 있어.
      사실, 이 말이 정작 필요할 떄는 상관도 없이 들리고 전혀 전율따위 없는 울림일테지만.

      ... 살아남자. 결국.인생이란 것. 이라면서-

  3. 2010.01.22 18:56  링크  수정/삭제  답글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its3am.net BlogIcon RynnA 2010.02.06 17:18 신고  링크  수정/삭제

      for RINZ:

      사실, 생각이 많다는 것-아마 그 중에 반 이상이 쓸데없는 생각일떄도 많으니까.
      뭐든지 적당히가 좋은ㅇ것 같아요.

      웃음.
      깔끔하지 않은 성격입니다. 깔끔을 떠는 성격이지요.
      (풉)

      가끔, 방은 초토화-상태로 놓고, 보기 싫어서 불 딱-끄고 자버리는? 그런 대책없는 여자이기도 하니까.
      싱긋.

      ....
      3개월이라. 이번 토플 어렵다고 생각했는데 뭐.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째 공부한다는 것은 이런 시험 같은 경우에는 말이지요-
      결국 준비를 할수는 있는것인가-라고 생각되니까.
      별 스트레스 받지 말고 그냥 가서. 4시간 영어책 읽다 오는구나 - 하고 오기를 바래요.

      ... 그러게요. 날 사랑할수 있도록 내가 만들어야 할텐데 말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