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멋대로 시작됩니다.

part A.
길지 않은 시간이였지만. 물론 28년의 시간에 빗대어 본다면 안타까울 정도로 짧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 
그 시간에 스스로가 아주 많이 변한듯 한 기분을 느끼는. 그런 이질적인 감각이 온 몸을 훑다가 가슴 한 구석에. 도달해.
먹먹하지만 아프진 않고 소리를 내지르고 싶은 것과 동시에 아주 입을 꼬옥 다물고. 
이 감정이. 이 감각이. 이 느낌이. 고스란히. 고스란히. 내게 전부 스며들어. 그대로 내게 머물러 주었으면 하는.
그런 기분이 드는 밤입니다.

정확히 그 어떤 것이- 그 무엇이- 혹은, 그 어떤 것으로 "인하여" 이런 감각이. 감정이 들었는지 알 수는 없지만.
적어도 정말 정말 몇년만에 - 글을 쓰지 않고서는 안 될 것 같아. 정말, 너무도 오랜만에 로그인을 하고. 
사실 지금도 그러한 마음이라 전혀 두서없는 글이 되어가고 있음을 알고 있지만 - 
그래도 쓰고 싶었어요. 이 마음을. 이 정체를 알 수도 없고. 내게 머물러 줄지조차 모르지만.
나의 온 몸을. 온 정신을. 온 마음을. 가득히. 그득히. 채워주고 있는 이 감각에 대하여.

...

음악이 다시 들리기 시작했어요. 
생각을 해보면. 아니 단순한 계산만으로도 - 내게 음악이 힘들어지기 시작했던 그 무렵 더 이상 글도 쓸 수 없게 되었었다고.

귀가 상처입을 정도로. 가득히. 음악이 들려왔으면 하는 마음과 함께.

눈을 감고. 귀를 열고. 입을 닫고. 마음이 쏟아내는 글을 옮겨적는 것이-
당연했던 날들에는 결코 소중한지. 이 마음이. 이 감정이 얼마나 내게 필요했었는지 몰랐는데.

....

내가. 나로 돌아왔다할 정도로 거창하거나 오버스러운 표현은 어울리지 않고, 어울리기도 싫지만.

...

반대로 아주 예전의 나와 비슷한 그러한 기분이 드는 것은 확실히 들지만. 
분명히 나는 매우 다른 사람인 것 또한 어렴풋 느껴지는. 내가 알고 왔던 나와는 그렇게 또 다른.

나쁘지 않아요. 슬프지도 않고. 

우습게도 이 시간을. 이 때를 기다려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지난 일년이 너무 괴롭고 힘들었거든요. 
딱 일년전 이맘때부터 너무 힘들고 고통스러웠던 것을 기억해냈습니다. 아닌 척, 아무렇지 않은 척 해왔지만.
스스로를 혐오하고 있었던 것 같아요.

초조하고. 급급하고. 불안하고. 서두르고. 안절부절하고. 마음 조리고. 잠못들고. 아프고. 매일 밤 열에 시달리던.
그 무엇하나 집중하지 못하고. 망각에 바다에 빠져 차라리 허우적 거리기를 기도했던 수 많은 밤들이.
눈을 뜨고 있는 시간보다 감고 있던 시간들이 더 행복했던 나날들이.
.... 서서히 내게서 물러나고 있음을.




part C.
음악이 더 이상 시끄러운 소리가 아니고. 
음습하고 계산적인 마음을 속이려 짓고 있는 미소가 아니며.
내뱉는 말들은 약하고 걱정스럽고 불안에 가득차 커다랗게 부풀어진 스스로에게 하는 거짓 확신이 아닌.

귀로 통해 들리는 음악이 몸을 가득차는 것이 얼마나 큰 행복인지. 소름끼칠만큼.
확신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스스로를 믿고 있기에 지어지는 미소가.
예전만큼 확신에 찬 말들도, 약속도 해 버릴 수 없게 되었지만.
또한 질문을 받았을때 정리되지 않아 횡설수설하고 스스로 자랑했던 완벽한 계획따위 전혀 없고.
세울 계획조차 없어서 - 아마 당분간은 계속 불안불안해 보이기도 하겠지만.
....

분명 이것도 나였고. 사실, 내가 좋아하는 나.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요.

확신하는 것은 단 하나.
2015년 1월이 지나가기전 - 난 꼭 나의 어린날의 고향인 뉴질랜드에 갈 거에요. 
가서, 은빛골짜기 남쪽바닷가 53번지 앞에 서 보일 거에요.
눈물이 날지 웃음이 날지 아직 나는 모르지만. 
분명 그 감정들에 대하여 나의, 새벽3시에 글을 쓸 것입니다.
그렇게, 유아/"어린이"였던 Chapter 1,
유학과 시작된 "어른아이" 시절의 Chapter 2,
대학 졸업과 시작된 "어른이" 시절의 Chapter 3를 종료하고
서투르지만 적어도 누군가가 기댈 수 있는 "어른"으로써 Chapter 4를 시작할겁니다.


서울의 집. 부동산에 내놓았습니다. 내일 2시에 집을 보러 온다네요. 
혹시 새벽3시에서 보았던 사진속에서 마음에 들었던 것이 있으시다면 덧글 남겨주세요.
출국 날짜가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정리는 시작하려고요 ^^
혹시나 이웃분께 갈 수 있다면 저도 행복할 것 같아요. 



+ 세상에 다시 음악이 듣고 싶어졌어요-라는 말과 함께 올리는 곡이 이런 곡이! 될 줄은 몰랐지만 (웃음)
뉴질랜드를 생각하고 생각하다보니. 이 묘하게 시끄럽고 정신없는 음색채와 가사가 딱이였어요.



.... 등진 건, 내가 벗어두고 온 날의 저항 같았어. 

떠나오는 내내 숱한 변명의 노를 저어 내 속된 마음을 해체시켜...

때론 달콤한 내 거짓으로, 때론 아이같은 응석에 두손을 벌려도... all I need is...


나의 욕심을 말해볼까 이젠, 

내 가슴 속에 남은 건 이 낯선 시간들.

내 눈에 눈물도 이 바다속으로 

이 낯선 길 위로 조각난 풍경들 - 이런 내 맘을 담아서 네게 주고 싶은걸.

[이 부분을 들려드리고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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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luv4.us BlogIcon 이음 2014.08.25 08:34 신고  링크  수정/삭제  답글

    낯선 듯 낯설지 않은 시간. 사람. 새벽 3시를 통해 얻은 것들.

  2. 2014.08.27 13:35  링크  수정/삭제  답글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its3am.net BlogIcon RynnA 2014.09.11 11:34 신고  링크  수정/삭제

      anad님. ...
      잊었다고 생각하다가도. 정말. 문득. 흠칫. 생각이 나는 순간들이 있어요.
      아마. 이건 어쩔수가 없겠지만. 다행(?)스러운건 그래도 이젠.
      생각이 나도. 그냥 피식해버린다는 점.
      (소근소근: 머리가 나빠져서 인걸까요. 기억하고 싶어도. 예전의 사람들은.
      이름조차 기억이 안나더라구요)

      ... 결론. 머리가. 나빠서. 잊을 수가 있나봐요.

      우리 anad님도. 그럴 수 있으시기를 . 진심으로 진심으로.
      (믿어주셔서 고마워요 ... 헌데 과연... 하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