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그런 느낌.

물론 가까운 거리는 아니지만(400km정도? 서울에서 부산까지의 거리 보다 조금 짧은) 그 거리감이란.
몇만킬로(한국-미국) 떨어져 있었을때야 태평양 사이에 두고 있으니까, 머리도, 마음도 - 그 거리에 무릎꿇고
감정정리가 어느 정도 수월했었는데 ... 텅텅 뚫린 고속도로를 150km정도로 밟아오면 3시간 조금 넘게밖에
걸리지 않은 정도의 거리니까 -

눈을 떴는데도 들리는 소리란, 희미하게 들리는 - 장관급 이상의 인사가 지나가는지, 도로 정리를 위한 모터
사이클의 경적소리... 그 외에는 정적. 아침부터 시니컬한 미소를 짓게 만드는, 돌아와버렸군.

.... 참 신기하게도,  집에 있었을때 - 혼자자기 싫어서 막내도령방에서 지냈었는데 -  어렸을 때부터 어른들이
말씀하시기를, "나비가 펄럭이는 소리에도 깨는 녀석"인탓에 닫힌 방문 밖으로 누군가의 발걸음 소리만
들어도 깨는 탓에 푸욱 자는게 힘든 편인데, 막내도령 방에서 자면 늘 정말 잘 자는 편이 된다랄까요.

1월2일이 개학이였던 탓에 제가 집에 있었던 내내, 학교에 다녀야 했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이 값 못하고,
큰 누나라고 차마 불러주기 민망할 정도로 철딱서니 없게, "혼자자기 싫어"라고 배게들고 가서 18살된 막내도령
침대 뺏어서 먼저 잠들고는 했었어요. 덩치만 컸지(100kg가 조금 넘는, 근육질의 풋볼선수에요) 누나들에게만은
솜사탕처럼 포근해지는 막내도령은, 아침에 학교갈 준비를 하면서도 예민한 것만큼이나 철딱서니 없는 큰누나-
를 위해서 조심조심, 조용조용히 움직이는 소리에 슬그머니 깨곤 했거든요. 노력하는 모습이 너무 예쁘고
고마워서, 일부로 잠든척 웅얼거리며, "막내도령 학교가?" 라고 하면 막내도령이, "앗, 큰누나 깼어? 더 자.
이불여기..
" 라며 자기가 덮고 잤던 이불까지 들고와서 더 덮어주고 가고는 했는데.
 
-> 아아, 우리 막내도령 자랑좀 한다면, 키도 크고, 덩치도 좋고 (뚱뚱하지 않아요-근육량이 많아서 몸무게가
많이 나가서 0.1t이라고 놀리지만, 100m 12초대에 달리고 엄청 유연해요) 힘도 세지, 착하지, 아빠 닮아서
잘생겼지, 머리도 좋아요 - 우리집에서 제일. 완벽한 뉴욕-영어 액센트를 갖고 있고, 특공무술, 검도, 태권도에
어렸을때 절에 들어가서 운동한 탓에 봉술이며 날아요 날아. 어른 말씀 잘듣고, 공경할 줄 알고, 운동도 -
풋볼, 스키, 축구, 농구, 진짜 얜 못하는 것도 없는데다가 18살짜리 남자애가 얼마나 자상한지,
누나가 베개 없이 자고 있으면, 베개 가져와서 누나 깨지않게 정말, 그 덩치에 얼마나 섬세한지, 살짝 베개도
넣어주는 센스라니깐요! 솔직히 우리 막내도령 여자친구 될 사람, 내가 제일 미워할것 같아....

어쩌면, 아무렇지 않은 척 했어도 - 여자로써 늘 혼자사는 것에 마음 속 깊은 어딘가로부터 내재된 불안함,
두려움이 있었는지... 듬직하고, 멋지고, 착한 막내도령을 진심으로 믿는 마음인지 몰라도, 든든한게 있다랄까.
어렸을때 참 작아서, 막내동생이라기보다는 아들(;) 같았을 정도였는데 언제부터 이렇게 바뀌어버린건지.


집 앞에 있는 Red Cross의 Headquarter에 매일 "혈"을 싣고 오는 트럭소리에 깨어(5시) 멍하니 누워있다,
금방이라도 몸에 열이 많아, 덮고잔 이불까지 잔뜩 뜨끈한 온기가득한 두번째 이불을 덮어줄 막내도령이 -
"큰 누나-" 라고 불러줄 것만 같아서. 아침부터 정신못차리고 있는 중.



결론은,
나 오늘 부터 또 혼자니까, 잘해줘야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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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blog.naver.com/wlslwldyd BlogIcon 휘련 2007.01.16 01:16  링크  수정/삭제  답글

    부- 나도 남동생 ㅋ
    나도 남동생 줘 - (← 얘 또 왜이래; )

    (토닥토닥) 괜찮아 괜찮아, 내가 있어 !!
    내가 같이 놀아주고, 웃어주고, 울어주고 해줄께 ♡
    (↑ 얘가 또 말은 잘해요 ㅋㅋ)

    • Favicon of https://its3am.net BlogIcon RynnA 2007.01.16 10:05 신고  링크  수정/삭제

      여동생도 좋은데 - 물론 여동생도 있는... 나 역시
      팔불출 언니니까(웃음) 역시 누나 사랑은... 남동생이.

      응응. 난 그대를 믿을게 -
      놀아주고, 얼래주고, ㅋㄷㅋㄷ <- 무슨 플레이니.
      우리 요즘 위험하다니까 - 수위가 높아지고 있어. ㅋㅋ

  2. 2007.01.16 01:17  링크  수정/삭제  답글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s://its3am.net BlogIcon RynnA 2007.01.16 11:29 신고  링크  수정/삭제

      고마워 - 진짜.
      정윤이 들어오면(이렇게 내가 말해버리니, 비밀댓글의
      소용이 없을지도. 괜찮아괜찮아. 네 이름 말해도
      알 사람 아무도 없어 ㅋㅋ) 언니가 키스 날려주마!

      완전, 쌩유베리망치!!!
      알럽... >_< 빨리 와~~ (ㅋㅋ)

  3. Favicon of http://www.daegul.com BlogIcon 데굴대굴 2007.01.16 09:30  링크  수정/삭제  답글

    잠 잘깨는거... 저와 같으시군요. ㅠ.ㅠ 못자는 것도 아니고 부족한 것도 아닌데, 이상하게 잠을 쉽게 깨는.... 덕분에 집안에 있는 모든 전화는 제가 받습니다. 설령 오밤중에 오는 전화나 새벽에 오는 전화라 할지라도요.

    • Favicon of http://www.its3am.net BlogIcon 이영 2007.01.16 12:45  링크  수정/삭제

      :) 아아. 같은 "나비 펄럭이는 소리에도 잠깨는" 종족.
      이셨군요 (웃음) ...

      데굴대굴님과 전화하고 싶으신 분이면-
      오밤중이나 새벽에 전화를 걸면 백발백중... (쿡쿡)

      참, 괴로울때가 많아요 - ...

  4. Favicon of http://www.gongdory.co.kr BlogIcon nagne 2007.01.16 11:06  링크  수정/삭제  답글

    혼자서도 참 잘하실거 같아요..^^

    • Favicon of http://www.its3am.net BlogIcon 이영 2007.01.16 12:47  링크  수정/삭제

      잘할것 같다는 나그네님 말씀 안에는,
      "잘 할것 같으니, 니가 알아서 잘 해라 -" ??!! 쿡쿡.

      닥치면 하게 되는 게 또 사람인지라,
      살아나겠죠. 뭐, 생각해보면 지난 10년도 그랬으니까요.
      후훗. .. ^^ 그래도, 잘할것같다고 해주신 나그네님.

      쌩유베리감사!

  5. Favicon of http://blog.naver.com/lll_ing BlogIcon 봄날의곰 2007.01.17 11:59  링크  수정/삭제  답글

    저도 한 번 잠들기까지의 과정이 무척 까다로운데다 그리 잠들어도 잠귀가 밝아서 누가 제 옆에서 숨만 쉬어도 깰 정도인데(5살 때 부터 혼자 자는 습관을 들여서 엄마 품에 안겨자는 것도 일찍 졸업했답니다) 막내 도령님 씀씀이가 참으로 곱네요. 헌데, 반가운 공통점을 하나 발견했어요! 제 친구도 풋볼 선수거든요. 경기 보러오라고 닦달 당하는 것도 지쳐서 한 번 보러 가려는 참인데(물론 딸랑 그것만 보러갈 순 없기에 겸사겸사 일 생기면 갈게~ 라고 둘러대는 중이지만요 후훗), 소속팀이 궁금한데요 꺄울 >_< 그리고 이영님, '베개(배게 X)' '날아 (Fly로 표현하신게 맞다면)' 가 맞는 말이랍니다 :)

    • Favicon of https://its3am.net BlogIcon RynnA 2007.01.17 05:03 신고  링크  수정/삭제

      ^^ 꺄아. 곰님 들려주셨군요 - 어째 쓰면서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딱-바꿔서 썼군요. 어이를, 아이로-
      아이를 어이로- 풉풉. 감사합니다. 이 덧글쓰고
      고쳐야 겠어요 ^^

      잠들려고 눕고 난 후 30분동안 잠을 못 들면 -
      불면증이라고 진단을 내린다고 하던데, 어째 "새벽3시"
      에는 밤도깨비들이 많이 모이시는듯.
      "잠 못드는 사람들의 모임"이라고 만들어야 할지도..
      ^^

  6. Favicon of http://daysofjyp.tistory.com/ BlogIcon JYP 2007.01.18 18:25  링크  수정/삭제  답글

    와 풋볼선수; 귀여운 풋볼선수; (응??)

    혼자사는 것에 대한 불안감, 느껴보진 않았지만 생각해 보면 굉장히 막연한 그런 느낌일 것 같아 섬찟(응??)하네요;ㅎ

    • Favicon of https://its3am.net BlogIcon RynnA 2007.01.19 07:52 신고  링크  수정/삭제

      저에게는 둘도없는 귀여운 풋볼선수인데...과연 JYP님께는 어떻게 다가갈지..모르겠습니다 ㅋㄷㅋㄷ (위협감을 느끼실지도-ㅋ) 그나저나 필명-작명은 어떻게 되셨어요?
      응모할까, 했었는데... 또 살짝... 소심해서리.

      음.
      혼자사는거, 처음에는 동경했고, 굉장히 소원했는데-
      나이가 많아질수록 겁이 많아지는 것 같아요. 웃음.
      뭐 지금이야, 어떻게 달라질 수도 없는 노릇이니 적응하고 살고 있는 편이지만.. 말입니다 ^^

  7. Favicon of http://unjena.com/ BlogIcon Hee 2007.01.18 21:48  링크  수정/삭제  답글

    아..에러 뜨면서 댓글실패..orz..
    다시시도 ;ㅅ;;
    동생이 군대가면 참 허전하시겠군요..
    제 주위의 군대간 남동생이 있는 여자친구들의 공통된 사례...;
    그나저나 큰누나라 하면 막내도령과 연배가 어느정도 차이나는 건가요;

    • Favicon of https://its3am.net BlogIcon RynnA 2007.01.19 07:55 신고  링크  수정/삭제

      엄허- 왜 그랬을까요? 저는...몇일 티스토리 관리자 모드로 들어가지질 않아서, 포스팅을 못해본 적은 있는데..
      음음.
      군대. 군대 - 그건.. 또 실은 그렇지 않을지도 몰라요.
      실제로 1년에 한번씩 밖에 보지 못했을때도 많았거든요.
      쿡쿡, 여자친구가 생기는 거라면 또 몰라, 군대쯤이야-
      호호호 (ㅋㄷㅋㄷ)

      나이가 궁금하시다면, 이 포스팅의 전-포스팅인 제 프로필을 읽으시면... 아시게 될겁니다(ㅋㄷㅋㄷ 은근히 홍보?-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