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ude.

 

19살? 20살에 시작했던 티스토리-로 옮겨온 새벽3시.의 나이마저 15살.
스무살의 홀로 유학생활의 한을 토해내던 이곳을 방치한지도 벌써 몇년.
과연 예전의 주인장이 궁금해서 발걸음해주시는 분이 계시려나 싶다가도 - 사실.
누가 보고있다고 해서 글을 썼나, 토해내지 않으면... 쓰지 않으면 죽을 것 같아 써왔지 - 싶어서.

몇번이나 글을 쓰고 싶었고, 또 글을 분명 써야지 (제대로) 살아 낼 수 있는 날들이 분명 있었음에도,
뱉어내기 보다, 삼키고 침묵하는 것이 나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동시에, 분명 뱉어내야 했음에도 - 
침묵하는 날들이 길어지다 보니 글을 쓰다 포기하는 날들이 많아져서. 

int.ro: 35 years of age.

 

2021년, 15살이 된 새벽3시와 35살이 되어버린 나. 작년 2020년 7월 14일에 혼인신고를 했어요.
사실, 혼인신고 같은거 아무래도 좋은 - 그 성격은 어디 가지 않았으니까 - 상태였지만, 살다보니 시스템 속의
받을 수 있고, 찾을 수 있는 혜택은 챙기는게 낫겠다 싶어 했어요.
18년 12월24일에 만나, 19년 1월28일 부모님께 소개하고, 그리고 정말 "며칠 후" 집을 구해
남편을 정말 "보쌈"해서 온 날. 그리고 노도와 같았던 2019년은 어찌 지나갔는지 모르겠고.

2020년 3월 14일. 부모님 댁에서 800m 거리의, 방4, 전망 좋은 10층에 있던 집을 사서 이사했고.
깰 수조차 없던 악몽같았던 일 때문에 추석이후는 어찌 지났는지도 모르다, 아빠의 갑작스런 퇴임을 이유로-
이사한지 1년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 다시 한번 이삿짐을 싸서, 속된 말로 "끝내주는 한강뷰"를 가진 
경기도의 집으로 2021년 3월 31일 이사를 또 했습니다. 

 

요즘 인터넷 식으로 소개하자면, 35세, 여자, 기혼자, 다주택자, 전문직, 또 뭐가 있으려나.
새벽3시를 시작했던 19살, 2006년의 나는 15년 후 나의 모습을 보고 뿌듯해 할만한 무언가가 되어있나-
스스로에게 질문을 해보자면. 나는, 언제나 내 편이고 자기만족에 살아가는 사람이였으니.

 

잘 견뎌냈어. 니가 그렇게 그리던 너의 반쪽, 반려자를 찾아 - 매일매일이 행복해서.
가끔은 이렇게 행복해도 되나 싶을 정도의 분의 넘치는 사랑을 받고 살고 있으니ㅡ,
그러니, 잘 버텨낸거야. 

 

the STORY: of - 

 

아, 사실 - 이렇게 글을 쓰게 된 이유라면. (아니, 티스토리의 글쓰기 모드는 왜 이렇게 변한건지, 에러투성....)
미친듯이 집 청소를 하고, 나른해져서, 괜히 센치해져서. 짝꿍이의 기백만원한 헤드폰을 가져와, 
아주 예전의. 이 곳에 글을 쓰며 줄곧 들었던 그 노래들을 듣기 시작했어요. 박화요비의 Seraph, 
효신님의 1집들부터.... 또, 그 "희재"를

 

분명 그때 그 시절이라하면 사실 새벽3시보다 더 이전인, 네이버 블로그의 시절이였고. 
아무렴, 새벽3시보다 더 글을 미친듯이 써내렸던, 말 그대로 작은 노트북 화면에 외로움과 쓸쓸함에 저려진 
마음속의 이야기를 토해내던 시절-인 것을. 

 

세월의, 아니 기억의 힘을. 추억의 힘을 얕보았나봐요. 가슴이 두근거리며, 토해내야 하는 말들이 갑자기,
그때 그 시절로 돌아간 듯. 써야 한다는 생각 하나로, 벌써 몇시간 전 껐던 컴퓨터를 켜고 자리에 앉게 하더군요.
그런 부지런함은 요즘은 찾아 볼 수 없는데 말이죠.

 

15살, 16살 - 정확히는 대상도 없는 사람을 그토록이나 그리워하며 눈물쏟지 않았던 날이 그러지 않았던 
날들보다 훨씬 많았던. 그때 감정을 35살에 다시 느낄 수 있다는 것을 감사해야 할지, 확실히 제대로 
"나이먹지(늙지)" 못했구나 해야 할지.

 

결국, 나이를 먹어도 - 나는 나구나. 7-80된 분들이, 나는 아직도 마음은 청춘인데, 어느덧 내 몸만이
이렇게 늙었구나....를 말하시는 것 처럼. 풍성하다 못해 주체못했던 머리숱도 많이 줄었고, 나와는 
인연이 없다 생각했던 빈혈마저 생겼으니. 세월의 야속함을 말하기엔 아직 턱없이 어리지만, 
그래도 노화를 조금씩 느끼고 있는 그런 나이.

 

SKIN:을 바꾸지 않는 건, 

귀찮아니즘이 첫번째이겠지만, 그래도 언젠가. 2006년 그 전, 혹은 후의 새벽3시의 인연이,

어느날 갑자기, 어렴풋이, 생각이 나 - 이곳에 오셨을때. 같은 모습을 하고 있고 싶어서.

낯설지 않은. 그때 그대로의 모습이고 싶어서. 우리는 많이 달라졌겠지만.

 

그렇게, 나이를 먹어가고,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아, 15년, 10년, 5년이나 지금이나 빼놓지 않는 지 자랑을 해야 하는 순간이군요.
조카가 생겼습니다. C19의 존재를 막 이곳저곳에서 알아채기 시작했던 20년 1월에 태어났으며,
세상 예쁜 동생과 달리 못난이지만 (야) 생각해보니 동생도 어릴땐 못난이였으니까 (야)
그리고, 남편이 제 이상형과는 거의 반대인데 (외형적으로) 성격과 그 목소리만큼은
새벽3시에 수십, 수백번 언급했던 그런 따뜻한 성정과 끝내주는 목소리를 가졌습니다.

... 저는, 어... 음... 돈 잘벌고요, (웃음)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대한민국 부동산 대란속에,
제 명의로, 집을 작년과 올해 샀...습니다. 노후준비를 착실히 잘 하고 있습니다.

 

가장 달라진 것이라면.

요즘은 잘 잡니다. 물론 여전히 잠자는 시간은, 보통 사람보다 확실히 적지만 - 
잠들어야 할 밤에 잠을 잡니다. 물론 가끔 3시고, 4시부터 일어나 있긴 하지만요.

 

오랜만에 돌아왔습니다. 35살이 되어서, 이제 잠못드는 밤에 서성이는 새벽3시의 그여자 이기보단,
일찍 일어나 행복한 하루를 새벽3시에 시작하는 그 여자로. 다들, 행복하게 지내고 있으시죠?